PHOTOLAND

한국어

Knowledge

오늘:
720
어제:
788
전체:
776,104

狡兎三窟

2012.12.13 07:26

홍석균 조회 수:3881

狡(교활할 교)兎(토끼 토)三(석 삼)窟(굴 굴)
교활한 토끼는 굴 셋을 판다는 뜻이니, 만일을 위해 이중삼중의 대비책을 마련하는 준비성을 말한다.
제나라 재상 맹상군은 집에다 3천 명이나 되는 식객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유명했거니와, 그 식객들은 저마다
재주 또는 학식이 뛰어나다고 자부하여 주인의 눈에 들어 출세해 볼까 하는 자들이었다.
빙환도 그 중의 한 사람인데, 튀는 재치가 없어 주인의 주목을 아직 못 받고 있었다.
어느 날, 맹상군이 식객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누가 내 영지인 설에 가서 변돈을 징수해 오겠는가?"
오로지 빙환 혼자 나서서 자기가 그 임무를 맡겠다고 청했다.
맹상군은 평소 그를 눈여겨보지 않았지만, 지원자가 한 사람이니 선택의 여지가 없어 빙환에게 그 임무를 맡겼다.
출발에 즈음하여 빙환이 맹상군에게 물었다.
"징수가 끝나면 그 돈으로 무엇을 사 올까요?"
"무엇이든 자네 마음대로 사 오게.
단, 우리 집에 없는 것이어야 하네."
설에 도착한 빙환은 채무자들을 불러 모아 차용증을 하나하나 본 다음 빙환은, 채무자들에게 말했다.
"맹상군께서는 여러분의 성심성의를 오로지 고맙게 생각하시고는 나더러 채무를 면제해 주라고 하셨소이다."
그리고는 받은 이자를 일일이 돌려 주고, 차용증 더미에다 불을 질렀다.
모든 차용증은 삽시간에 재가 되었고, 채무자들은 기뻐 날뛰며 맹상군 만세를 외쳤다.
이윽고 돌아온 빙환에게 맹상군이 물었다.
"그대는 나를 위해 뭘 사 왔는가?"
"나리의 저택에는 없는 것 없이 다 갖춰져 있으나, 다만 한 가지 의가 빠졌습니다.
그래서 그걸 사 왔습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맹상군이 눈이 둥그레져서 묻자, 빙환은 차용증을 모두 불살라 버림으로써 의를 사 왔다고 말했다.
맹상군은 기가 막히고 화도 났으나, 자기가 한 말이 있으므로 나무랄 수가 없어 속으로만 "이런 미친놈!" 해 버렸다.
그로부터 일 년 후, 맹상군은 임금의 미움을 사는 바람에 재상 자리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권력에 기생하는 자들의 속성 그대로, 그 많던 식객들은 맹상군의 몰락을 보자마자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
그렇지만 오직 한 사람 빙환만은 맹상군 곁을 떠나지 않았고, 그더러 영지인 설로 가서 훗날을 도모하라고 권했다.
맹상군도 그 말을 옳게 여겨 가산을 정리해 설로 향했다.
그리하여 설에 도착한 맹상군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영지의 백성들이 함빡 몰려나와 환영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그대가 의를 샀다고 한 것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알겠네"
맹상군이 고마워하며 칭찬하자, 빙환이 말했다.
"교활한 토끼는 굴이 세 개나 있기 때문에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주군께서는 아직 하나밖에 준비되지 않았으니
안심할 수 없습니다.
제가 나머지 굴 두 개를 마련해 드리지요"
그런 다음 빙환은 위나라로 가서 위왕을 꼬드겼다.
"맹상군이 제나라 조정에서 쫓겨난 사실을 전하께서도 아실 것입니다.
그 같은 큰 인물을 불러들여 위나라 제상으로 삼으시면 반드시 부국강병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위왕 역시 맹상군의 명성은 들어서 잘 알고 있었으므로 기뻐하며 사신을 보냈다.
먼저 설로 돌아온 빙환은 맹상군에게 말했다.
"이 초빙에 간단히 응하시면 안 됩니다.
제왕께서 위왕이 주군을 모셔 가려는 줄 알 때까지 은근히 배짱을 내미십시오"
그 충고에 따라 맹상군은 위왕의 사신을 만나서 딱부러지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위나라 사신은 보고와 조건 절충을 위해 몇 번이고 왕래했고, 결국 그 소문이 제왕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아니, 위왕이 맹상군을 데려다 쓰겠다고?
그건 안 되지."
정신이 번쩍 든 제왕은 즉시 사신을 맹상군에게 보내 사과하고 달래었다.
빙환이 말했다.
"이것으로 주군께서는 굴 세 개를 마련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베개를 높이 베고 편안히 주무십시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신궁이 되는 비결 셀라비 2014.10.01 87344
2505 스스로 선택하게 하면 어려움도 즐거움으로 인식한다 LeeKyoo 2023.09.25 1736
2504 경쟁자 보다 더 빨리 실수하기 LeeKyoo 2022.10.13 1738
2503 매일 매일의 작은 기쁨을 누리자 LeeKyoo 2023.02.06 1738
2502 열매를 준비하는 나무는 꽃을 남김없이 다 떨어뜨린다 LeeKyoo 2022.08.08 1740
2501 이익보다 먼저 챙겨야 할 일 LeeKyoo 2022.08.16 1741
2500 가장 수익성이 높은 정책 LeeKyoo 2022.11.08 1741
2499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찾아서 일하게 하라 LeeKyoo 2023.03.27 1741
2498 재미는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LeeKyoo 2022.08.19 1742
2497 실패가 확실해 보여도 ‘도전해보라’고 말해야 한다 LeeKyoo 2023.09.13 1742
2496 감사하기 시작하자 천국이 펼쳐졌다 LeeKyoo 2023.02.10 1743
2495 리더가 되기 전, 리더가 되고난 후 LeeKyoo 2023.02.21 1743
2494 행동이 자신감을 회복시킨다 LeeKyoo 2023.06.01 1743
2493 절대 후회를 낳지 않을 3가지 행동 LeeKyoo 2022.04.25 1744
2492 승자의 강점 LeeKyoo 2023.07.18 1744
2491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위대해 질 수 있다 LeeKyoo 2022.12.29 1745
2490 바람직한 영향력 LeeKyoo 2023.05.31 1745
2489 학교와 회사의 공통점과 차이 LeeKyoo 2023.09.14 1745
2488 삶에서 쉽게 얻어지는 것들은 가치가 없는 것들이다 LeeKyoo 2023.03.29 1747
2487 무엇이 오늘의 실리콘밸리를 만들었나 LeeKyoo 2023.08.09 1748
2486 인생에서 남는 건 무엇일까요 LeeKyoo 2022.09.19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