藍(쪽빛 남)田(밭 전)生(날 생)玉(구슬 옥)
남전에서 옥이 생산된다는 뜻으로, 좋은 집안에 인물이 나고 어진 어버이 슬하에 훌륭한 자제가 난다는 말이다.
삼국 시대를 풍미한 대표적 인물인 제갈양의 형 제갈근은 아우의 명성에 묻혀 두드러지진 못했으나, 어질고 현명한
선비로 이름이 높았다.
아우가 현덕 유비의 군사였음에 비해 그는 오나라 손권을 섬겼으니, 정치적으로는 대립 관계였던 셈이다.
이 제갈근에게 이름이 각인 아들이 있었는데, 아버지를 닮아 총명하고 지혜로워서 오왕 손권의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제갈각이 6살 때 아버지를 따라 조정 연회에 나갔는데, 장난기가 발동한 손권은 당나귀 한 마리를 끌고 오라고 한 다음,
종이에다 제갈자유라고 적어 당나귀 목에 달도록 했다.
자유는 제갈근의 자였으므로, 당나귀가 바로 제갈근이라는 뜻이었다.
실제로 제갈근은 얼굴 모습이 당나귀를 연상하게 했다.
대신들이 박장대소하는 가운데, 제갈각이 손권 앞에 나아가 한마디했다.
"전하, 제가 글자 두 자를 더 써 넣도록 허락해 주십시요."
그 깜찍한 말이 귀엽기도 하려니와 뭐라고 쓸 지 호기심이 생긴 손권은 두말 없이 허락했다.
당나귀의 목에서 종이를 떼어 낸 제갈각은 제갈자유 넉 자 뒤에다 지려(之驪)라고 썼다.
제갈자유의 당나귀라는 글귀가 된 것이다.
그 재치와 재주에 모두 탄복하여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다.
손권은 제갈각을 가까이 불러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당나귀를 하사한 다음, 이렇게 물었다.
"너는 아버지와 삼촌인 양 두 사람 중의 어느 분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느냐?"
"그야 아버님이 삼촌보다 현명하시지요."
"어째서?"
"아버님은 전하 같은 밝은 주군을 가려 섬기시지만, 삼촌은 그러지 못하시니까요."
유비와 차별화하여 자기를 좋은 왕으로 추켜세우는데 듣기 싫을 까닭이 없었다.
손권은 제갈각의 어린애답지 않은 지혜로운 대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제갈근을 돌아보고 말했다.
"남전에서 옥이 난다는 말, 꼭 그대로구나"
남전은 중국 섬서성의 산 이름인데, 품질이 뛰어난 옥이 산출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디테일한 삼국지를 읽으려면 어떤 작가의 책을 봐야 하는지 한 수 알려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