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覆水不返

2013.04.07 12:34

홍석균 조회 수:3827

覆(엎을 복)水(물 수)不(아닐 불)返(돌이킬 반)
엎지른 물은 도로 담을 수 없다는 뜻으로, 한번 저질러진 일은 돌이킬 수 없다는 의미다.

주나라를 세운 무왕의 아버지로 나중에 문왕이란 시호를 듣게 되는 서백이 어느 날 황하의 큰 지류인 위수 쪽으로
사냥을 나갔다가 강가에서 낚시질하고 있는 초란한 노인을 만났다.
심심한 참에 말을 붙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백은 속으로 깜짝 놀라고 말았다.
보기와 다르게 세상 이치에 대한 식견과 논리가 놀라울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결코 단순히 오래 세상을 산 늙은이가 아닌, 풍부한 학문적 지식을 바탕에 깔고 있는 탁월한 경륜가의
언설이었다.
서백은 잠깐의 인연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싶어 물었다.
"어르신의 함자는 무슨 자를 쓰십니까?"
"성은 강이고 이름은 여상이라 하지요."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 보니 제가 스승으로 모셔야 할 분으로 여겨집니다.
아무쪼록 앞으로 잘 지도해 주십시요."
"과분한 말씀이오.
이런 촌구석에 틀어박힌 민초가 뭘 알겠소."
강여상은 사양했지만, 서백이 하도 간곡하게 매달리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청을 받아들였다.
이 강여상이 바로 낚시질로 세월을 낚았다는 그 유명한 강태공이다.
강여상은 서백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입에 풀칠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형편이 궁색했다.
그런데도 가정에는 등한시한 채 사시장철 책만 끼고 살았으므로, 아내 마씨는 참다 못해 친정으로 가버렸다.
그러나 서백을 만나면서 강여상의 처지가 백팔십도 변했다.
그는 서백의 스승이 되었다가 서백의 아들 발의 스승이 되었고, 그 발이 주나라를 세우자 재상을 역임한 뒤 제후로
봉해졌으며, 탁월한 지식과 지도력으로 신흥 국가의 기틀을 다지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강여상이 이처럼 출세하자, 보따리를 싸들고 친정에 돌아가 있던 아내 마씨가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용서해 주세요.
이전에 당신 곁을 떠난 것은 하도 배가 고파서였지, 당신이 싫거나 미워서가 아니었답니다."
그 말을 들은 강여상은 곁에 있던 그릇의 물을 마당에다 부었다.
그런 다음 그릇을 아내한테 주며 말했다.
"이 물을 여기 도로 담아 보구려."
"아니, 엎지른 물을 어떻게 담으라는 거죠?"
흙 속에 스며드는 물을 바라보던 마씨의 시선이 꼿꼿해져 강여상을 향했다.
"바로 그대로요.
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그릇에 주워 담을 수 없고 한번 집을 나간 여자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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