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LAND

한국어

Knowledge

오늘:
591
어제:
795
전체:
775,187

三生有幸

2013.05.20 12:41

홍석균 조회 수:3673


三(석 삼)生(날 생)有(있을 유)幸(행복할 행)
세 번 태어날 행운이 있다는 뜻이다.


옛날 법호가 원택이라고 하는 고승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이원선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이원선은 재주 있는 선비일 뿐만 아니라 불학에도 아는 것이 많아서 두 사람은 여러 모로 뜻이 맞는 친구였다.
어느 때 두 사람은 동행하여 여행길에 올랐다.
그리하여 어느 마을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그렇찮아도 목이 마르던 참이라 마을의 우물을 찾아갔다.
마침 우물가에는 만삭이 된 여인이 물을 긷고 있었으므로, 두 사람은 물을 얻어 마시고 갈증을 해결했다.
그런 다음 다시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을 때, 원택이 뜻밖의 말을 했다.

"방금 그 부인네를 보았지요?"

"그럼요.
해산이 임박했던걸."

"그 부인은 임신한 지가 삼 년이나 되었고, 뱃속의 아기는 바로 소승이라오."

"에이, 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이원선은 웃었으나, 원택의 표정은 심각했다.

"소승이 지금 말장난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오.
그 동안 환생을 피하려고 극구 노력했으나, 엉뚱한 데서 모태와 맞닥뜨릴 줄이야!
이것도 부득이한 부처님 뜻이거나 이 늙은이의 업보인게지.
그러니 이젠 피하려 해도 소용 없게 되었구려.
소승은 사흘후면 입적하게 될 모양이니, 그 때 형장께서는 이 마을로 돌아와 저 부인네 집을 찾아가 보오.
만약 아기가 형장을 보고 웃으면 그게 바로 소승인 줄 아시오.
그리고 앞으로 십삼 년 후 중추절이 되거든 항주에 있는 천축사로 가시오.
그러면 그 날 밤 소승을 만날 수 있을 것이외다."

이원선으로서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였지만, 상대방이 실없는 소리나 지껄이는 사람이 아니므로 무조건
매도할 수도 없어 그저 알아들은 척하고 넘겨버렸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로부터 사흘째 되던 날 아침 이원선이 잠이 깨어 보니 원탁은 침상 위에 가부좌를 튼 자세로 숨을 거두었다.
다행히 그 곳은 절이었으므로, 이원선은 중들에게 뒤처리를 부탁하고는 부리나케 임신한 부인네를 만났던
마을로 달려갔다.
그리하여 마을 사람을 붙잡고 캐물었더니, 한 집을 가리키며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바로 저 집이랍니다.
그 댁 안주인이 배가 부른 지가 삼 년이나 돼서 모두들 이상하게 생각하고 걱정을 했는데, 바로 오늘 아침에 사내애를
낳았지 뭡니까.
참으로 희한한 일이지요."

이원선은 기묘한 두려움마저 느끼며 그 집을 찾아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를 본 갓난아기가 방긋방긋 웃는 것이
아닌가.
이원선은 그만 자기도 모를 무서움으로 줄행랑을 놓고 말았다.
그로부터 십삼 년의 세월이 흘러 그 해 중추절이 되었다.
이원선은 자신도 모를 어떤 운명적인 마력에 끌려 항주 천축사를 찾아 갔다.
그리하여 달이 떠오를 무렵 가까스로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막 산문을 들어서려고 할 때 등 뒤에서 낭랑한 목소리로
이런 노래가 들려왔다.

삼생의 인연으로 맺어진 영혼을
정든 이가 멀리서 찾아왔구려

돌아보니 소를 타고 있는 어린 목동이었다.
지난번의 어린애가 얼마 못 살고 죽은 뒤 다시 환생했던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신궁이 되는 비결 셀라비 2014.10.01 86624
2823 습관 LeeKyoo 2024.06.23 65
2822 감사 LeeKyoo 2024.06.22 141
2821 최선 LeeKyoo 2024.06.21 250
2820 집중 LeeKyoo 2024.06.20 226
2819 신하 LeeKyoo 2024.06.19 223
2818 성공 LeeKyoo 2024.06.18 226
2817 호오 LeeKyoo 2024.06.17 227
2816 인생 LeeKyoo 2024.06.16 226
2815 어린이 LeeKyoo 2024.06.15 225
2814 기회 LeeKyoo 2024.06.14 227
2813 영향 LeeKyoo 2024.06.13 226
2812 빈대 LeeKyoo 2024.06.12 241
2811 LeeKyoo 2024.06.11 341
2810 젊게 LeeKyoo 2024.06.09 386
2809 패배 LeeKyoo 2024.06.08 398
2808 LeeKyoo 2024.06.07 435
2807 그림자 LeeKyoo 2024.06.06 465
2806 가족 LeeKyoo 2024.06.05 515
2805 최선 LeeKyoo 2024.06.04 559
2804 모습 LeeKyoo 2024.06.03 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