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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馬之智

2012.12.31 11:27

홍석균 조회 수:3483

老(늙을 노)馬(말 마)之(의 지)智(지혜 지)
늙은 말의 지혜라는 뜻이니, 하찮은 사람도 그 나름의 장기나 슬기를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춘추 시대 다섯 패자 중의 한 사람인 제나라 환공은 어느 해 봄에 재상 관중과 대부 습붕을 대동하고 군사를 이끌어
고죽국 정벌에 나섰다.
고죽국은 작고 힘없는 나라라서 금방 결판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는데, 상대방이 의외로 완강히 저항할 뿐 아니라
이것저것 예측하지 못한 문제가 겹치는 바람에 싸움이 예상 외로 길어져 그 해 겨울에야 말끔하지 못한 채로 겨우 
끝이 났다.
관중이 왕에게 말했다.
"맹추위가 몰아치기 전에 어서 돌아가지 않으면 불쌍한 군사들이 많이 상하게 될 것입니다."
"과인도 역시 그렇게 생각하오."
그래서 군대를 이끌고 귀국을 서둘렀는데, 성급한 나머지 지름길만 골라 강행군하다가 그만 길을 잃고 말았다.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는 가운데 군사들은 오도가도 못한 채 우왕좌왕했다.
이럴때 어느 적의 기습이라도 받게 된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내가 너무 성급했던 것 같소.
지름길을 고집부리지 않는 건데.....
이 노릇을 어쩌면 좋담."
환공이 걱정스러운 듯 탄식하자, 관중이 대답했다.
"이런 때는 늙은 말의 지혜를 빌려 봄 직합니다."
"늙은 말의 지혜라니?"
"구경만 하십시오."
관중은 늙은 말 한 마리를 자유롭게 풀어 놓았다.
말은 오랜 경험에 입각한 후각과 본능에 의지하여 터벅터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관중은 군사들로 하여금 그 뒤를 따르게 했다.
그러자 얼마 안 가서 큰 길을 만날 수 있었다.
이렇게 행군을 계속한 일행은 어느 크고 험한 산을 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식수가 떨어져 군사들이 심한 갈증에
고통 받았다.
"평지라면 하다못해 얼어붙은 냇물이라도 눈에 뛸 텐데, 이를 어쩌지?
겨울이라 계곡물도 마른 지 오래 되었고..."
환공이 어두운 얼굴로 걱정하자, 습붕이 나섰다.
그는 군사들로 하여금 개미집을 찾도록 했고, 이윽고 개미집이 눈에 띄자 그 밑을 파 보라고 했다.
그래서 일곱 자쯤 파내려가자 뜻밖에도 샘물이 있어서 군사들은 목을 축일 수 있었다.
어떻게 개미집 밑에 샘이 있는 줄 알았느냐는 왕의 질문에 대해, 습붕은 이렇게 대답했다.
"개미는 미물이긴 하나 지혜가 보통이 아닙니다.
여름이면 산 북쪽에 집을 짓고 살다가 겨울이 되면 남쪽의 양지바른 곳에 살 집을 짓지요.
그런데, 모든 동식물이 다 수분을 섭취해야 살 수 있듯이, 개미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개미집을 예닐곱 자 파들어가면 샘물이 있기 마련이지요."
이 이야기에 한비자의 [한비자]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관중의 총명과 습붕의 지혜로도 모르는 것은 늙은 말과 개미를 스승으로 삼아 배웠다.
그러나 그것을 수치로 여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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